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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진씨의 생일이 다가왔다.
우리는 미진씨 생일 다음 날에 교제를 시작했기 때문에
기억에 약한 나로서 고맙기는 하지만
생일과 기념일을 동시에 커버할만 한 것을
준비해야 한다는 은근한 압박도 만만찮다.
 

돈은 없고, 특별한 선물을 주고는 싶고.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이번에 교회에서 새로 장만한 HD캠코더로
노래 하나를 찍어주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교회에 사람이 없을 것 같은 평일 밤,
지친 몸을 이끌고 교회로 향했다. 
피곤해서인지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억지로 구슬리며 워밍업하면서
열심히 가사를 외우며 운전해 오는데,
갑자기 교회 근처의 고속도로에 공사 때문에
평소 5분 거리를 한 시간이 넘어서야 나올 수 있었다.

괜찮아, 이 정도야 감수할 수 있지라며 
스스로 토닥거리며 교회에 들어왔더니
기도하시는 분, 공부하시는 분들..
아니 그 밤에 왜 이리 사람들이 많은지.
그러나 어쩌랴 오늘이 아니면 찍을 수가 없는 걸.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뒤,
본당의 무대를 치우고 삼각대에 캠코더를 설치했다.
방송실에 MR CD를 넣고 재생해 놓은 후 
리모컨으로 캠코더를 작동해보았다. 

연습을 몇 번 해보고 영상을 찍으려고 했는데, 
목소리도 피곤하고, 교회가 작고 방음이 안 되는 터라
기도하시거나 공부하시는 분들께 죄송해서 
결국 한 번 찍고 그대로 철수해야 했다.

상황상 달콤한 멘트는 고사하고,
반주와 목소리 크기도 안 맞고, 
목소리는 삑사리에, 쳐지고, 갈라지고,
심지어는 찍는 중간에도 집사님들이 교회에 들어오시고..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정말 큰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영상 편집을 하는데, HD로 바뀐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 
다음날 페이퍼 제출이 있는데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아서 
대강 오늘 밤에 영상을 마무리 짓고 나면
빨리 해치우자는 계획이었는데,
...

결국 새벽기도를 드렸다.




그렇지만 우여곡절 틈틈이 우째저째 해서
사진 작업을 하고 프린트를 해서 케이스의 앞 뒤에 넣고,
그녀를 위한 DVD 완성!
겨우 마무리를 지어 Fedex로 보냈다.


그래, 괜찮아.
그녀만 기쁘다면.
이제 기다릴 것은 
미진씨의 미소와
감동 어린 전화뿐.
후후.






나름 뿌듯해하며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방금 온라인 시험을 치는 동안 미진씨가 채팅으로 말을 걸어왔다.
잠깐 시험을 멈추고 바로 채팅창을 클릭하자
떠오르는 그녀의 메세지!

.......
......
...
..
.


공CD래요. ㅠ.ㅜ


emoticon

...
...
...

우째 이런 일이 ㅜ.ㅜ
혹시나 해서 분명히 다른 세 대의 컴퓨터로 
다 테스트해보았는데..
오 주님...








하하하,
너무 웃겨.
...
미안 ㅜ.ㅜ









당신을 만난 지 이제 7년이 넘어가네요.
비록 몸으로 함께 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단 한 순간도 당신과 함께하지 않았던 시간은 없습니다.

그대를 사랑하면서 나는 아버지를 다시 만났습니다..
한 영혼을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더욱더 깊이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진리입니다.

7년이 지나도 이렇게 여전히 덤벙대는 부족한 나를
당신은 늘 한결같이 사랑해주었지요.
홀로 고통스럽고 두렵고 외로웠을 순간에도
늘 나를 선택해주었지요.

비록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는 다시 우리의 관계를 두고
하나님께서 앞으로 우리가 함께하기 원하시는지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기 원하시는지 기도하고 있지만,

우리를 만나게 하셨고
지금도 함께 하시고
앞으로도 인도하실 아버지를 신뢰합니다.


그대를 만나서
나는 너무나 행복했고 감사했습니다.
그대는 나의 힘과 기쁨입니다.

생일 축하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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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2008.11.09 03:05:29

너무나 아름다운 음악회..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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