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01
아침에 일어났더니 윗입술에 물집이 잡혀 있었다. 내 몸은 피곤할 때면 입술 주변의 피부에 수포가 생기는 특징이 있다. 미진 씨의 의학적인 설명에 따르면 이 증상은 Herpes Simplex I 이라는 바이러스가 그 이유라고 한다. 이 바이러스는 몸속의 신경절에 상주하다가 몸의 면역상태가 좋지 않을 때 이런 식의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내 몸의 상태가 어떤지에 둔한 나로서는 이 특징이 마치 경고등과 같은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유익한 부분도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 입술에 잡힌 물집은 이전과 다르다. 보통은 대부분 아래 입술과 턱 사이에 생기고, 한 번 아물고 나면 당분간은 괜찮아진다. 하지만 이번 입술에 잡힌 물집은 세 번째 연속으로 나타났다. 예전에 보통처럼 아래쪽에 생겼는데, 거의 다 아물어갈 무렵에 입술과 입술이 만나는 오른쪽 옆에 또 다른 물집이 잡혔다. 그리고 아직 그 물집이 다 아물지도 않은 상황에서 오늘 아침 윗입술에까지 물집이 잡힌 것이다. 써놓고 읽어보니 무슨 괴물이 상상이 되는데...여튼 그랬다.
왜 이렇지 생각해보아도 잘 모르겠다. 돌이켜보아도 요즘 그렇게 무리하는 것 같지 않은데 좀 이상했다. 그러다가 인터넷 뱅킹을 하던 중, 지난 한 달간 내가 돈을 어떻게 썼나 보았더니 누군가를 사준 것을 제외하고 쓴 개인 식비가 불과 20불(2만 원)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대로 감사하며 먹는다는 신조로 사는 나로서 사실 못 먹고 산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없고 또 실제로 굶고 살지도 않지만, 가만히 돌아보니 일을 시작한 이후로는 그렇게 먹는데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다.
저녁에 은행에 들르는 길에 잠시 운동을 하고, 마음먹고 가까운 곳에 있는 한국 음식점에 들렀다. 갔더니 몇 가지 반찬을 팔더라. 세상에 반찬이 왜 이리 비싸니. 그래도 나한테 잘해주리라 맘먹고 왔는데 그냥 갈 수 없다는 생각에 김치와 몇 가지 밑반찬을 샀다. 할로피뇨 장아찌, 무말랭이, 오징어 젓갈, 그러고 보니 이거 다 한국의 우리 집 반찬가게에 가면 먹고 싶은 만큼 실컷 퍼먹을 수 있는 것들인데 이렇게 비싸게 사야 하다니. 뭐랄까, 마치 싸우디 아라비아 왕자가 주유소에서 기름 넣는 듯한 기분이랄까?
그러고 보니 이사온 뒤로 김치를 비롯한 원색적인 한국 음식을 아파트로 가지고 오긴 처음이구나. 내일 한번 룸메이트들 먹여봐야지. ㅎ
Trackback '1'
http://heislove.net/29573/644/trackback
옛날 반찬가게 - Album | 사진첩
만나반찬. 우리집 반찬가게 이름이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무렵, 부모님은 여러가지로 어려운 시간을 지나셨고,이 때, 시작하신 일이 반찬 가게였다.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가장 처음 시작은시장의 아는 사람 가게 앞에서 조그만 자리를 얻어 김치 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