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08
한나누나와 은선이의 부모님께서 돌아가셨다. 이런 일을 당한 사람들이 늘 하는 그런 식상한 표현들이 막상 그 안에 있으니 그렇지 않다. 소식을 전해듣고 TV를 켜면 모든 채널에서 방송하고 있다고 했다. 집에 TV가 없는터라 인터넷을 통해 들어가보니, 첫면에 한나누나의 오열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올라와있다. 늘 보고는 안됬네 하며 잠깐 안타까워 하고 넘어가던 그 자리에, 소중한 지인의 얼굴이 있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지난 월요일에 새로 일을 시작하시려고 남쪽에 있는 피자가게를 찾아가시다가 길을 잃으셨다고 한다. 정확한 이야기는 알 수 없지만 그날 쏟아진 폭우로 인해 시야확보가 어려운 상황(어쩌다 쏟아지는 텍사스의 폭우는 아예 앞을 볼 수 없을만큼 심하다.)에서 트리니티 강으로 이어지는 도로 끝의 램프(배를 타는 곳)를 길로 잘못 아시고 강에 빠지신 것 같다고 했다. 길을 잃었고 차가 물에 잠기고 있다는 메세지가 마지막 전화였고, 이틀 뒤인 어제 수요일에 그 통화를 추적해서 강속에 있던 차와 시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두 분은 2년간 인터콥을 도우면서 한나누나와 지내며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어렵게 이민 생활을 하셨지만 노년에 비전스쿨을 통해서 선교에 대해 눈을 뜨시고 함께 하나님을 위해 섬기시는 모습이 참 아름다우셨다. 당신들은 직접 뛸 수도 없고 영어도 못하니 할 수 있는 것으로 섬긴다며 정말 아이같던 두분의 미소가 떠오른다. 난 그 분들을 통해 인생 황혼의 아름다움을 보는 듯 했었다.

소식을 듣고 한나누나에게 전화를 걸자 전화벨 소리 대신에 'You are the everlasting God...You do not faint You won't grow weary and You're the defender of the weak...' 하는 찬양이 흘러나온다. 생명의 주인이 하나님이시고, 그 분은 선하시다는 고백이 죽음과 고통 앞에서는 이전과 다른 고백이 될 수 밖에 없다. 페루에 잘 다녀왔다는 이야기, 누나가 준비하고 있는 이라크 선교 이야기, 곧 낼 앨범에 듀엣을 해달라는 이야기 등등을 나누며 웃었던 것이 며칠 전인데.

너무나 좋은 사람들인데.. 삼성에서 일하며 동시에 인터콥 대표간사로 섬기는 누나를 비롯해 모두가 하나님을 위해 살아오던 소박하고 귀한 가정인데. 나는 기도하면서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누나와 은선이를 생각하면서 마음만 아파하는 것이 다였다. 조금만 그들을 생각해도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당사자들은 어떠할까.

두분께서 늘 기도제목이라며 나누시던 당신들의 아들이 뉴스 인터뷰에서 두분이 하나님께 갔음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죽음 앞에서 인간은 잊고 있던 엄연한 진실과 직면한다. 이 순간, 잊었던 삶의 소중함과 엄숙함을 새삼 깨닫는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원통함, 두려움, 분노, 절망, 그리고 아픔과 슬픔과 함께 하나님 앞에 선다. 그리고 만난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이 절대적인 간극에서 발견하는 것이 소망이냐 절망이냐는 우리의 선택의 몫이다.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를 간절히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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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쉬다 [2]

  • Oct 18, 2007

어제 밤에 학교 일을 하고 있는데, 머리가 띵하고 콧물이 흐르면서 감기가 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최근에 무리하면서도 새벽기도와 운동을 강행했더니 몸에 신호가 온 듯 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에서 좀 고민했다. 어지간하지 않고서는 아파도 학교에 가는데 분명히 못 갈만큼 아프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쉬어 주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잠깐 기도하고 쉬기로 결정했다. 말씀을 읽고, 생각나는 오늘 할일 들을 정리해보니 긴 리스트가 생긴다. 잠깐 내려놓고 기도하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반갑게도 미진이의...

차를 찾다 [4]

  • Oct 16, 2007

석 달여 끝에 드디어 내 차를 다시 몰게 되었다. 한 달 동안 연이어 일어난 사고 때문이다. 지난 여름 로컬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멈춤 표시를 지키지 않고 갑자기 튀어나온 차와 부딪혀 사고가 났었다. 상대방 과실로 보험을 통해 수리를 했고 3주 만에 다시 차를 받았다. 그리고 그 주에 샌프란시스코에 상준 형과 마지막 여행을 가느라 그대로 달라스 엄니께 차를 빌려드렸었다. 그런데 그만 또 사고가 난 것이다. 이번에는 뒤에서 어느 회사 밴이 내 차를 받아 내차가 도 앞차를 받았다고 했다. 다행히 엄니...

보고 싶다 [1]

  • Oct 16, 2007

많이 보고 싶다.

작은 걸음 [5]

  • Oct 14, 2007

너무나 오랜 만에 글을 남기게 되어 많이 어색합니다. 버려진 채 방치되었던 홈페이지에 먼지를 거두어보려고 하니, 그 동안 소식을 남겨 주었던 분들께 미안하고, 저를 만나러 오신 들러주시던 분들께 늘 ‘지치다’라는 말만 전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변명이지만, 소식을 남겨주었던 동은, 수연, 원두 형, 늘 마음에 걸려있었답니다. 제 스케줄러에 이미 두 달 전부터 당신들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음에도 여태껏 회신하지 못한 제 마음은, 사실 대강 답변하지 않고 제대로 마음을 전하려다가 오히려 소식조차 못 전한...

지치다

  • Jun 19, 2007

요즘 달라스에 부쩍 자주 비가 내린다. 원래 이 맘때 쯤이면 굉장히 뜨거울 시기이지만, 잦은 비 덕분에 적당한 여름 날씨가 유지되고 있다. 어제는 집에서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내 모습에 답답해 잠깐 뛰고 오려고 밖에 나갔다. 가볍게 몸을 풀고 신발끈을 묶으려 앉았는데 툭하고 물방울이 목에 떨어졌다. 어쩌지. 잠깐 망설이다가 그냥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비라도 맞으면 답답한 마음이 좀 씻겨나갈까 하는 바램으로. 지난 주 토요일에는 코넷 신문을 만드는 직원, 기자들과 필진들이 모...

지인의 죽음

  • Jun 08, 2007

한나누나와 은선이의 부모님께서 돌아가셨다. 이런 일을 당한 사람들이 늘 하는 그런 식상한 표현들이 막상 그 안에 있으니 그렇지 않다. 소식을 전해듣고 TV를 켜면 모든 채널에서 방송하고 있다고 했다. 집에 TV가 없는터라 인터넷을 통해 들어가보니, 첫면에 한나누나의 오열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올라와있다. 늘 보고는 안됬네 하며 잠깐 안타까워 하고 넘어가던 그 자리에, 소중한 지인의 얼굴이 있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지난 월요일에 새로 일을 시작하시려고 남쪽에 있는 피자가게를 찾아가시다가 길을 ...

2007 페루 기도편지 [5]

  • May 14, 2007

이 기도편지를 받으시는 분들께 예수 그리스도의 평안을 전합니다. 저는 박경환입니다. 현재 DBU(Dallas Baptist University)에서 공부하고 있고, 방주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의료선교를 꿈꾸며 부산대 의대에서 공부하던 중, 하나님이 주신 마음을 따라 1년을 계획하고 도미하여 CFNI(Christ for the Nations Institute) 에서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제게 의대를 내려놓고 미국에 남도록 도전하셨고, 그 부르심에 순종한 나서 제 삶은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 하심과 여러 분...

G2G Ministry - Initiation Session movie

  • Apr 30, 2007

Ark Church 4/22/2007 20min. G2G(Generation to Generation) Ministry - Initiation Session

진태

  • Apr 20, 2007

얼마전 축구를 하느라 앉았는데 아래가 시원해서 내려다보니, 가랑이가 닳아서 터져있었다. 내가 입고 있던 옷은 남색 나이키 운동용 반바지인데, 미국에 온 뒤로 4년을 운동할 때면 이것만 입어왔으니 그럴 수 밖에. 운동용 반바지야 원하면 살 수 있었지만, 이 옷만을 계속 입어온 것은 친구 진태가 준것이기 때문이었다. * * * 진태는 중학교 2학년때 처음 만났다. 다른 반이었지만 한가지 기억나는 것은 농구를 참 좋아하고 잘했다는 점이다. 그러다가 진태가 예수님을 믿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조금 친해지려...

봄이 오다

  • Mar 25, 2007

텍사스에 봄이 오고 있다. 햇볕은 따뜻하고 바람은 포근하고 새들이 지저귄다. 초록이 바래있던 땅들을 덮어가고 고속도로 둔덕에는 봄에만 볼 수 있는 보라색 꽃들과 하얀색 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집 주변 공터들은 유채꽃으로 예쁜 초록노랑 옷을 입었고, 구석마다 생명이 움트는 소리들이 보인다. 어느새 겨울은 지나가 버렸다. 학교를 오가면서 텍사스 날씨가 이렇기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봄의 생명력이 나에게도 새 힘을 불어넣어주는 듯하다. 만물이 강하지만 섬세하고, 조용하지만 충만한 어떤 힘으로 교...